
요즘 남편은 매일 나를 보며 “여보, 당신은 누구세요?”라고 묻습니다. 30년을 함께 산 나에게 말이죠. 그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내 가슴은 백 번씩 무너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다시 이름을 말해주며 남편의 손을 잡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다락방에서 오래된 사진첩을 발견했습니다. 남편이 짐 정리할 때 나온 앨범이었지요. 먼지 가득한 앨범을 넘기는데, 우리 부부의 20대 시절, 가장 빛나던 결혼사진이 나왔습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남편에게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저 멍하니 바라보더니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라고 되물을 뿐이었습니다. 나의 희망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나는 실망했지만, 포기할 수 없어 다음 날 사진첩 가장 구석에 있던 ‘단풍놀이’ 사진을 꺼냈습니다. 30년 전, 남편이 나를 업고 환하게 웃던, 가장 강렬했던 행복의 순간이 담긴 사진이었지요. 그 사진을 보던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아주 잠시,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습니다. 아주 짧은 1초였지만, 나는 깨달았습니다.
치매가 현재의 기억과 이름을 앗아갈지라도, **가장 강렬했던 ‘사랑의 감정’**만은 그의 영혼 깊은 곳에 남아있다는 것을요. 그는 나를 잊었을지라도, 우리 부부가 함께 만든 행복했던 **’감정의 기록’**은 잊지 않았던 겁니다.
우리 시니어 독자 여러분, 힘내세요. 우리에게는 여전히 소통의 길이 있습니다. 지금 바로 낡은 사진첩이나 추억의 물건을 꺼내어, 사랑으로 엮인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다시 찾아보아요. 그 속에서 우리는 치매를 넘어선 진정한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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